연필을 쥔 손, 그 안에 있는 것들
섬 섬 섬 2009/11/17 18:53


그리고 들어간 배움마실. 초등학교 수준에도 못 미치는 할머니들의 공부를 도와주다말고 나는 그만 가슴 한쪽이 시리고 말았다. 연필을 쥔 할머니들의 손에서 호미를, 낫을, 바늘을, 그물을, 칼을 보고만 것이다. 평생 그런 것들만 쥐느라 여태 연필 한 번 잡지 못했던 손. 연필잡이를 70이 넘도록 미룰 수밖에 없었던 까닭은 바로 자식들에게, 나에게 있었던 것이다. 이 어른들의 손에 연필 하나 쥐어주는 것만큼 갸륵한 일이 또 어디 있으랴. 다른 어떤 내 일, 내 원고, 내 책이 이보다 무거울 수 있으랴! 삶 그리고 의미라는 것이 연필을 쥔 할머니들의 손 안에 고스란히 들어 있었던 것이다.


Trackbacks
Trackback Address :: http://seabr.co.kr/blog1/trackback/44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