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섬에서 맞이하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새소식 2010/01/19 13:24

사량, 욕지 등 통영RCE 우리 섬 배움마실서 섬 할머니들 감격의 졸업식 가져

“오늘 같이 좋은 날이 또 있것나”
12월 1일 사량도 대항마을에서 가진 우리섬 배움마실 졸업식에서 조호순 할머니(88세)는 불편한 몸에도 어깨춤을 덩실거리며 생애 최초의 졸업식을 자축했다. 배움마실 첫 날, 연필에 침을 묻혀가며 새 책과 공책에 이름 석 자 또렷하게 쓸 때는 눈물이 날 정도였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같은 마을 김도연 할머니는 내지마을 벽화골목에 쓰인 동시를 소리내어 읽을 때 못 배웠던 설움이 싹 달아나는 것 같더라며 배움마실에서 한글을 깨친 덕분에 농협에서 송금도 하고 우체국에서 택배도 붙이 게 되었다고 졸업 소감을 밝혔다. 임태점 할머니는 혼자 고성까지 가서 송아지를 팔고 온 경험을 전하며 한글을 배우고 난 뒤 매사에 자신감이 붙었다며 활짝 웃었다.

지난 2월 통영RCE가 연대도, 욕지도, 곤리도, 사량도, 죽도에 개설한 우리섬 배움마실이 10개월의 과정을 마무리 짓고 졸업식에 들어갔다. 11월 26일 욕지도 20명의 어르신을 시작으로 12월 1일부터 사량도(10명), 죽도(15명), 곤리(10명) 순으로 졸업장을 받게 된다.

배움마실은 ㄱ, ㄴ, ㄷ 등 한글 기초에서 시작해 지금은 혼자 동화책을 읽고 편지를 쓰는 수준까지 와있다. 또 민요교실, 종이 접기, 색칠하기, 그림 그리기, 신문 만들기, 게임하기 등을 곁들여 섬마을 어르신들의 재미 있는 여가시간으로 자리잡았을 뿐 아니라, 바다 쓰레기 처리와 오늘의 단어 배우기를 통해 교양과 시사교육이 더해 수강뿐 아니라 마을주민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연대도의 김필아 할머니는 “쓰레기는 모두 태워버리는 게 최고인 줄 알았는데 배움마실을 통해 따로 따로 모아야 한다는 걸 배웠다”며 분리배출과 분리수거를 몸소 실천하고 있고, 죽도의 000 할머니는 “민요교실이라고 해서 장구치고 놀기만 하는 게 아니라 생활체조까지 알려줘 이제는 아침에 깰 때마다 손목 흔들기를 하며 노래를 흥얼거린다”고 전했다. 그림 그리기를 유난히 좋아하시는 데다 그 솜씨도 상당한 욕지도의 정두진 할아버지는 일흔을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공부해서 선생님이 되는 것이 첫 번째 소망이고, 두 번째는 화가가 되는 것”이라며 배움마실이 평생토록 열릴 수 있기를 희망했다.

우리 섬 배움마실을 이끈 통영RCE 변원정 팀장은 “배움마실을 수료한 모든 섬, 모든 어르신들이 공부를 더하기를 원할 뿐 아니라, 수료생들의 가족 친지나 주민들의 호응이 뜨겁다. 해당 면사무소에서도 측면 지원을 약속하며 배움마실의 재개강을 바라고 있다”며 비록 졸업식은 가졌지만 배움마실은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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